'모녀의 대화'에 해당되는 글 1건

  1. 2009.11.03 귤 때문에 시집 못가겠네~ (6)

귤 때문에 시집 못가겠네~



어제 밤에 엄마와 나는 TV를 보며 귤을 먹고 있었다.

한참 선덕여왕에 집중하던 모녀.

내가 귤꼭지부터 까먹는 걸 보고 엄마께서 태클을 걸어오면서 우리의 설전은 또 시작되었다.

(항상 시덥지 않은 걸로 열을 올리는 모녀. 지식과 논리가 가득한 집과는 달리...)


“뭐야 너 귤 꼭지부터 먹어? 거꾸로 먹어야지~ 머리부터!”

☜ 엄마의 주장 - 이쪽이 머리임.

“엄마 난 이쪽이 편한데? 잘까지고 왠지 엄마말대로 까면 꼭 귤의 엉덩이를 까먹는 것 같아서 싫어”


“얘! 큰일 나겠네. 결혼하면 엄마 욕먹기 딱좋다. 좋아 어디서 그렇게 배웠대.”


(뭐만 하면 결혼 얘기. 이미 엄마 말 따라 오래전부터 난 시집가면 큰일 나는 아이)


“뭘 이런 걸 가지고. 꼭지가 꼭 귤의 머리카락 같지 않아? 아 귀엽다”

☜ 나의 주장 - 이쪽이 머리라 생각함.

“너 어떻게 그게 머리야?! 그쪽이 밑이야. 귤을 나무에서 딸 때 생각해봐봐. 나뭇가지에 꼭지부분이 밑으로 달려있자나.”


“엄마 그니까 그게 머리지! 그리고 그 꼭지부분을 밑으로 해서 놓아놓는 것 봤어? 그렇게 놓으면 불안해”


“아니라니까! 너 그럼 딸기도 그렇게 놓니? 꼭지부분을 밑으로 해서 놓자나. 뾰족한 부분이 위고 꼭지가 밑이야”


“딸기랑은 다른거쥐~ 나 예전에 친구들이랑도 귤 머리가지고 얘기했었는데 나 이쪽이 머리라고 박박 우겼는데.. 푸하하 ”


“진짜 너 시집가면 으이그!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...끌끌끌”

(혀 차면서 한심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)


“알았어. 시집 가지말쥐 뭐"


‘퍽’


“미안, 엄마, 근데 난 이쪽으로 까는 게 편해. 그리고 그냥 선덕여왕 보자. 엄마 때문에 하나도 못 들었어.


“너 때문에 못 들었지. 조용히 해봐. 볼륨 높이고”


“-_-응”


항상 이런 식...

우리 둘 다 절대 지지 않고 이런 사소한 걸로 어쩌고저쩌고.

위에 대화는 사실 많이 생략 된 것.

제일 잘 싸우는 종목은 ‘드라마’부분 ‘연예인’부분 ‘개그’부분


엄만 항상 자신의 방식과 다르면 일단 어.리.석.게 생각하며 하찮게 여기는 부분이 있어서,

맞는 얘기도 괜히 오기로 엄마에게 반항하는 나. ㅋㅋ (엄마 미안)

그러고서 결론은 늘 시집가서 엄마 욕먹이기 딱 좋다며 핀잔과 꾸중으로 끝을 맺는 우리 모녀.

그렇지만 난 재밌다ㅋㅋㅋㅋ 아 웃긴 우리 엄마. 좋아.

우리엄마가 논리와 지식으로 이성적으로 나에게 말을 한다는 걸 생각만 해도...

안 어울리고 웃긴단 말이쥐 ㅋ

근데 도대체 귤의 머리는 어디일까?











Trackback 0 Comment 6
prev 1 next