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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9.11.06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. (10)

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.


누군가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게 이렇게 기쁘고 뿌듯할 줄이야... ^ ^

 

우리 학원에는 취미반이 있다.

초등학교 선생님, 미술로 전공을 바꾸려는 학생, 사진작가, 의류회사 다시시는 여자분 ,쥬얼리회사 다니시는 남자분, 만화과로 다시 진학 하려는 분 등등등....

 

그림을 배우려는 다양한 이유와 배우고 싶은 그림의 다양한 종류 때문에 사실 굉장히 힘들지만, 가장 보람찬 클래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.

 

어린아이들과 달리 말이 잘 통하고 그림도 집중해서 오래 그리기 때문에 진행 속도며, 실력향상이 빠른 편이라 항상 보람을 느끼고 있다.

 

그 중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을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우리학원엔 꽤 오래 되셨다. 아마 2005년 가을쯤? 내가 고3 때부터 계셨나보다. (다들 홍 선생님이라고 부른다.)

 


그림을 좋아하시고 특히 수채화로 꽃들을 그려보겠단 일념 하나로 4년을 한 번도 빠지지 않으시고 다니시고 계신데, 사실 선생님의 그림은 수채화에서 가장 중요한 물맛과 맑음이 조금 떨어지신다... ㅠ

 

내가 보조교사로 있을 땐 사실 세심히 챙겨드리지 못했고, 나이가 50대이시라 많이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.

 

올해 학원을 이사하고 6월부터 내가 중등반,초등반,취미반을 맡게 되면서 그림도 싹 정리해드리고 수채화도 본격적으로 시범 보여드리고 따라하게 해드렸더니 웬걸 요즘 그림이 너무 좋아지셨다. 아직 스스로 쌓아온 붓터치며 느낌이 깊게 남아있지만, 그림이 여유로워진다고 할까나? 맑아지고 부드러워짐을 느낀다.

 

오늘 홍 선생님이 집에 가시면서 나에게 덕분에 그림이 재밌어지고 학원 오는 게 가볍고 맘이 편하다며 고맙다고 하셨다. 예전엔 그냥 결과물과 물체만 주고 그리라고 하면 막막하고 마음이 무겁고 붓질하는 게 자신감도 없고 두려웠다고 하시면서 그림을 그만둘까 생각하셨단다.

 

하지만 이번에 같이 그리고 시범을 보여주면서 자세히 설명해주는 덕에 조금은 수채화를 알 것 같고 기쁘다 하시면서 학원 오는 것이 너무 즐겁다 하셨다.

 

요즘 난 너무 뿌듯하고 보람차다.

 

처음엔 일도 많고 사람들이 놀 시간에 나는 학원에 나와 있는 것이 너무 싫어 불평불만도 많고 짜증도 많이 내고 했었다.

 

그러나 아이들의 그림이 변하고 홍 선생님처럼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을 때면 너무 기분이 좋다. 덩달아 그림도 그리는 것이 너무 즐거워진다.

 

매일매일이 신나고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. 집에 돌아 올 때면 내 맘 속에 꿈틀대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.

 

정말 나는 내 그림에서든 내 가르침에서든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. 때때론 아이들에게도 미안할 정도로 내가 너무 못 가르쳐 준 것 같아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.

 

하지만 내가 이런 맘으로 노력하고 즐겁게 임한다면 아이들도 내 맘을 알아주지 않을까? 느끼지 않을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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